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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코로나 재택근무 표정..대리 "일할맛" 과장 "감옥" 상무 "심심" 등록일 20-03-02 12:24
글쓴이 관리자 조회 15
> 코로나19가 낳은 새로운 근무 규칙, 재택근무



66만6163개. 국내에 있는 기업체 수(2017년 기준)입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인 셈입니다.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기 전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중앙일보의 새 디지털 시리즈인 [기업 딥톡(Deep Talk)]에선 대한민국 기업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꿈ㆍ희망ㆍ생활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대리는 “일할 맛이 난다”고 했지만, 과장은 “재택 감옥”이라 불렀다.
상무는 “이도 저도 아닌 심심한 시간”이라고 토로했다.
재택근무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한민국 직장인의 업무 패턴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직장폐쇄에 이어 재택근무가 일상으로 찾아온 것.
"대통령도 어쩌지 못한 ‘저녁이 있는 삶’을 바이러스가 강제로 안겨줬다"는 농반진반이 직장인 사이에서 나온다.

재택근무는 대세다. LG・SK・한화그룹 같은 10대 그룹사들은 물론이고 판교에 자리 잡은 IT 기업도 재택근무 대열에 동참했다.
코로나19 탓에 사무실이 아닌 집에서 일하는 있는 직장인의 숫자만 어림잡아 10만 명이 넘어설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여기에 대구·경북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집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더하면 웬만한 소도시 인구 이상이 재택근무 중이다.
2000년 이후 갑작스레 찾아온 신종플루와 메르스 감염병 때도 없던 현상이다. 코로나19를 피해 집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얘기를 들어봤다.


“재택근무가 아닌 재택감옥”
“재택 감옥이에요. 메신저 확인하느라 스타벅스 갈 짬도 없어요.
직장에선 1층 내려가서 담배 한 대 피우는 맛에 살았는데….”

지난달 28일 5대 그룹의 한 계열사에 근무하는 A 과장(39)의 목소리는 조금 흔들렸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둘을 둔 그는 "맞벌이가 아닌 게 감사할 정도"라며 "와이프가 두 아이와 놀아주고 있지만 애들 노는 소리로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사무실에 가진 않지만, 수시로 그는 팀장의 메신저에 답해야 한다.
처리해야 하는 업무량도 사무실에 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수시로 그에게 매달리며 놀아달란다.
A 과장은 "직장과 가정을 따로 두는데 다 이유가 있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잔심부름 사라져 일 처리 빨라져”
미혼 직장인의 재택근무 평가는 180도 달랐다.
IT 기업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입사 4년 차 B 대리(32)는 “눈치 보는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B 대리는 “직장에선 딴짓을 안 해도 모니터에 엑셀을 띄워 놓지 않으면 지나치는 상사들의 시선이 느껴져 편치 않았는데 집에선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국내 한 에너지 기업에서 근무하는 40대 초반 차장급 직원도 “잔심부름이 사라져 일 처리 시간이 더 빨라졌다”며 “코로나19 확산은 두렵지만, 재택근무 기간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재택근무에 대한 기업 임원들의 만족도는 낮았다.
코로나19로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는 재택근무에 임원들은 “심심하고 지루하다”고 토로했다.
판교에 위치한 한 IT 기업에서 일하는 C 상무(46)는 “카톡만 들여다보고 있을 정도로 심심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퇴근 후 소주 한 잔이 사라진 게 가장 아쉽다”며 “방을 나서면 거실이니 꼼짝없이 집안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5대 기업의 한 임원(53)도 “부서장 선택에 맡겼다면 절대로 재택근무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로 메신저로 소통하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했을 때보다 오히려 업무 지시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재택근무에 스케치북도 등장
갑작스레 맞이한 ‘강제’ 재택근무를 놓고 나름의 생존법을 고민한 직장인도 있다.
SK그룹 D(44) 부장이 대표적이다.
D 부장은 아파트 방을 집무실로 만들었다.
아이가 쓰는 스케치북 한장을 뜯어 ‘집무실, 재택근무 중입니다’라고 써 붙였다.
D 부장은 “아이가 아직 한글을 읽을 줄 몰라 방문을 그냥 열고 들어오지만 마음을 다잡기 위해 써 붙였다”고 말했다.
그가 페이스북에 남긴 재택근무 평가표는 보고 있자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좋은 점〉 출퇴근 시간 절감, 옷 절감, 대중교통비 절감, 와이프가 좋아함
〈나쁜 점〉 가사 병행(와이프도 카톡으로 업무지시), 운동 부족, 식사 질 저하(어제·오늘 라면) 전기료 수도세 증가 〈결론〉 집과 가까운 곳으로 출퇴근하는 게 가장 좋음


직장맘, “일과 육아 병행에 한숨 나와” 토로
직장맘은 재택근무로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에 있는 공기업에 다니는 직장맘 E(45)씨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중학교 3학년인 딸의 개학도 미뤄지다 보니
집에서도 매일 밥상 차리기 전쟁 중”이라며 “이 와중에 남편도 재택근무에 돌입해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쫓겨나듯 사무실 나와 업무수첩도 없이 재택근무
코로나19로 쫓겨나듯 사무실을 등진 직장인이 많은 탓에 해프닝도 끊이지 않았다.
LS그룹 직원 대부분은 업무수첩도 없이 재택근무에 돌입해야 했다.
LS그룹의 한 과장은 “서울 용산 LS타워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 당국에서 통보받은 게 25일 자정 무렵이었다”며
“직원 대부분이 퇴근한 이후라 노트북은커녕 업무수첩도 못 가지고 나온 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전면 재택근무를 실시 중인 카카오는 판교 사옥으로 출근할 경우 하루 전에 회사 측에 출근 신청을 해야 한다, 때문에 사옥에 들어가는 걸 포기한 이들도 많다.

KT는 재택근무를 시행한다고 했지만 일부 부서에선 출근을 종용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KT의 마케팅 담당 직원은 “갤럭시S20 개통일에 마케팅 담당 전 직원은 대리점으로 강제 출근했다”며 “영업 조직에서는 재택근무 지시를 모른 척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기업-중소기업 재택근무 격차도
대-중소 기업 간 재택근무 여력도 여실히 드러났다.
2~3년 전부터 공유오피스를 도입해 운영 중인 대기업들은 갑작스러운 재택근무 상황에도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SK그룹의 한 매니저급 직원은 “공유오피스를 도입하면서 업무 자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었다”며
“집 컴퓨터로도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과 동일하게 사내 메신저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IT 인프라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재택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잡플래닛 게시판에는 이를 꼬집는 중소기업 직원의 글이 줄을 이었다.

“확진자 나오면 재택근무하겠단다.
누구 하나 죽어 나가야 재택근무할 수 있어요.”
“마스크 잘 쓰고 다니라는 권장사항 외에 달라진 게 전혀 없습니다.
다른 기업들 다 재택근무로 들어가고 있는 판국에 지금 상황파악을 못 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 실망했습니다.”


재택근무 방법 담은 콘텐트도 인기
재택근무 IT 솔루션도 인기다.
재택·원격근무 솔루션 전문 기업 알서포트는 화상회의 서비스 사용량(2월 3주차)이 전월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재택근무 관련 콘텐트도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 주목받는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올해 1월부터 재택근무를 도입한 IT 벤처 메디블록이 만든 재택근무 블로그가 대표적이다.
블로그에선 재택근무 관련 에피소드 등이 공유된다.
이 회사 직원(35명)은 한 달에 한 번 원하는 날을 골라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민보경 메디블록 팀장은 “재택근무를 도입한 건 직원 복지 차원이었다”며 “90년대생 등 젊은 직원 사이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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